김영희 씨는 은퇴 뒤 시간이 많아지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하루가 비어 보이자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텔레비전 앞에 머무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동네 주민센터 게시판에서 스마트폰 사진 수업 안내를 보고 조심스럽게 신청했습니다.
첫날 수업에는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카메라 버튼의 위치부터 사진을 보내는 방법까지 하나씩 배우는 과정은 느렸지만, 서로 모르는 것을 묻고 알려 주는 분위기가 즐거웠습니다. 김 씨는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꽃 한 송이와 하늘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가 지나자 휴대전화 속 사진이 가족과 대화하는 새로운 소재가 되었습니다. 손주에게 사진을 보내고, 친구에게는 산책 코스를 소개했습니다.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더 큰 변화는 다음 수업을 기다리는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나갈 곳이 생기자 생활 리듬도 자연스럽게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배움은 거창한 자격증이나 목표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생활 가까이에 있는 한 시간짜리 프로그램, 도서관 강좌, 동네 모임이면 충분합니다. 처음에는 낯설어도 두세 번 참여해 보면 익숙해집니다. 배움은 젊은 사람의 일이 아니라, 오늘을 더 생생하게 만드는 모든 사람의 일입니다.
김 씨가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이었습니다. 사진이 조금 흔들려도, 앱 사용이 더뎌도 수업에 나가는 것 자체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때는 비용과 이동 거리, 함께 갈 사람을 현실적으로 따져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한 달만 해 보고 계속할지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내게 맞는 배움 하나를 찾으면 은퇴 후의 시간은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내가 선택해 채워 가는 시간이 됩니다.
